
2026년 7월 24일 코스피 5.72% 급락, 짜증 나는 ‘블랙 프라이데이’
오늘 MTS를 열어보고 한동안 화면만 바라봤다.
코스피는 6,690.62로 5.72% 급락했고, 코스닥도 748.22로 5.32% 떨어졌다. 코스피200은 6.28% 내려가며 대형주와 지수 주도 종목의 충격이 더 컸다.
어제까지 코스피 7,000선 회복을 확인했는데 하루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다. 그래서 오늘 장을 ‘짜증 나는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기록하기로 했다.
시장은 할인 중이었지만 기분까지 싸게 넘어가지는 않았다.
코스피 6,700선 이탈
오늘 마감 수치는 꽤 거칠었다.
| 코스피 | 6,690.62 | -5.72% |
| 코스닥 | 748.22 | -5.32% |
| 코스피200 | 1,055.58 | -6.28% |
| WTI | 91.22달러 | -1.05% |
| 원·달러 환율 | 1,466.60원 | -0.52% |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약 6조3,6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약 4조1,900억 원, 기관은 약 2조2,300억 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약 3조 원 순매도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사실상 받아낸 하루였다.
개인의 대규모 매수가 바닥 신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많이 떨어졌다고 모두 싸진 것은 아니고, 싸 보인다고 바로 살 필요도 없다.
외국인·기관 매도 확대
처음 화면만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서 지수가 급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급은 결과이기도 하다. 오늘 장을 다시 들여다보니 외국인과 기관을 매도로 돌려세운 배경에는 중동 불확실성, 높은 국제유가, 금리 부담과 그동안 많이 오른 주가에 대한 경계가 함께 있었다.
위험이 커지면 외국인은 변동성이 큰 시장과 종목부터 비중을 줄인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글로벌 위험회피가 나타날 때 지수 충격도 커진다.
외국인은 4조 원 넘게 팔고 기관도 뒤따랐다. 그 사이에서 개인은 열심히 받아냈고, 내 계좌도 빠짐없이 얻어맞았다.
중동 리스크·유가 부담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것이 국제유가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원재료비와 운송비가 늘고, 물가 부담도 커진다. 물가가 다시 높아지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 수 있다.
높은 금리는 미래 성장 기대가 큰 반도체와 기술주에 부담이 된다.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기 때문이다.
오늘 WTI는 화면상 1.05% 하락했지만 91달러대였다. 하루 하락만 보고 유가 부담이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가격 수준이 여전히 높았다.
유가는 조금 내렸는데 시장의 속은 전혀 편해지지 않은 날이었다.

반도체·대형주 압박
코스피보다 코스피200의 낙폭이 더 컸다는 점도 눈에 들어왔다.
코스피200이 6.28% 하락했다는 것은 대형주 매도가 상대적으로 강했다는 뜻이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에 집중되면 시장 전체가 더 빠르게 밀릴 수 있다.
최근 반도체주는 인공지능 투자와 고대역폭메모리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반대로 시장이 불안해지면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부터 차익실현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오늘의 급락만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까지 무너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내가 확인할 것은 인공지능용 메모리 수요, 메모리 가격, 출하량, 설비투자와 영업이익 전망이다. 하루 주가보다 기업이 앞으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주가는 세게 얻어맞았지만 기업의 체력까지 같은 비율로 나빠졌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
짜증과 판단 분리
오늘은 솔직히 짜증이 제대로 났다.
며칠 동안 쌓인 수익이 하루 만에 크게 줄어들면 장기투자자라고 해서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장기투자는 감정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라 감정으로 매매하지 않는 훈련에 가깝다.
손절 버튼이 잠깐 간질거리기는 했다. 하지만 짜증과 투자판단은 분리해야 했다.
보유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약해졌는지, 매출과 이익 전망이 구조적으로 낮아졌는지,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다시 확인했다.
오늘 확인한 범위에서는 시장 전체의 위험회피가 하락을 키운 영향이 컸다. 모든 기업의 사업가치가 하루 만에 5~6%씩 나빠졌다고 볼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다만 중동 충돌이 장기화되고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비용 증가가 실제 실적 악화로 연결되는지는 계속 살펴봐야 한다.
성급한 추가 매수 경계
지수가 5% 넘게 떨어지면 추가 매수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급락했다는 사실만으로 매수 조건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급락 첫날이 바닥인지, 하락 과정의 중간인지는 누구도 바로 알기 어렵다.
개인이 6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고 해서 무조건 저가 매수에 성공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면 오늘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이 다시 나올 수 있다.
추가 매수를 한다면 기업별 실적과 적정가치를 먼저 비교하고, 현금을 한꺼번에 쓰지 않는 것이 맞다. 신용이나 레버리지 상품을 사용했다면 위험 관리가 더 우선이다.
계좌는 아팠지만 투자원칙까지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다.
투자원칙 변경 없음
오늘 급락은 외국인 매도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중동 리스크와 국제유가, 금리 부담, 높은 주가에 대한 경계가 겹쳤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 반도체와 대형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의 구조도 충격을 확대했다.
그렇다고 오늘 하루의 주가만 보고 투자원칙을 바꾸지는 않았다.
공포에 밀려 급하게 팔지 않고,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사지도 않는다. 실적과 경쟁력이 유지되는 기업은 계속 확인하고, 투자논리가 달라진 종목은 장기투자라는 말로 감싸지 않을 생각이다.
다음 거래일에는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려 한다.
중동 정세가 원유 수송 차질로 이어지는지,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는지, 외국인의 반도체 대형주 매도가 줄어드는지다. 프로그램 매도와 개인 순매수 흐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정말 짜증 나는 금요일이었다.
그래서 오늘을 나만의 ‘블랙 프라이데이’로 기록했다. 짜증은 글에 남기고, 매매는 숫자와 기업가치로 판단하는 것. 오늘 내가 지킨 원칙은 그 정도였다.
공박사의 마르지 않는 샘
※ 이 글은 시장 흐름과 개인 계좌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남긴 투자 기록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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