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규칙파괴자』를 꺼내든 이유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첫 번째 투자 기록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크게 오르내리고 있다.
아침에 상승하던 종목이 오후에는 급락하기도 하고, 전날까지 시장을 이끌던 종목이 하루 만에 외면받기도 한다.
뉴스에서는 매일 새로운 이유를 찾아낸다.
미국의 금리 전망, 기업 실적, 관세 정책, 중동 정세, 환율, 인공지능 산업, 반도체 업황까지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시장이 오르면 상승한 이유를 설명하고, 시장이 내리면 하락한 이유를 설명한다.
문제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중장기 투자를 하면서도 매일 흔들렸다
나는 현재 3년에서 5년 정도의 시간을 바라보며 중장기 투자를 하고 있다.
처음 투자할 때는 기업의 성장성과 장기적인 산업 변화를 보고 종목을 선택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투자 기간에 대한 생각은 금세 희미해졌다.
주가가 급락하면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이라도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더 강하게 오르는 다른 종목으로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시장이 정말 크게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3년에서 5년을 보고 투자했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마음은 하루 단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머리로는 장기투자를 생각했지만 행동은 단기투자에 가까웠다.
뉴스보다 주가를 먼저 바라보던 시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뉴스 하나에도 쉽게 흔들렸다.
내가 보유하지 않은 종목이 급등하면 뒤늦게 따라가고 싶었다.
반대로 보유 종목이 하락하면 그 기업의 사업과 실적보다 계좌에 표시된 손실부터 확인했다.
왜 투자했는지보다 얼마나 올랐는지에 더 관심을 가졌고, 기업의 변화보다 주가의 움직임을 먼저 바라보았다.
상승하는 종목을 보면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하락하는 종목을 보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결국 시장이 오를 때도 불안했고, 시장이 내릴 때도 불안했다.
투자원칙이 분명하지 않으니 어떤 시장에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다시 『규칙파괴자』를 펼쳐 들었다
이런 시기에 다시 펼쳐 든 책이 『규칙파괴자』였다.
이 책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매매기법을 설명하는 책과는 성격이 달랐다.
좋은 기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성장하는 기업과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할 것인지, 투자자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 많았다.
책을 다시 읽으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종목이나 새로운 매매기법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오를 종목을 찾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이미 선택한 기업을 어떤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판단을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했다.
기업의 실적과 경쟁력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시장의 분위기 때문에 주가만 흔들리는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보다 흔들리지 않을 기준이다.
지금의 변동성도 언젠가는 과거가 된다
생각해 보면 지금의 시장 변동성도 언젠가는 지나간 기록이 될 것이다.
몇 년 뒤 현재의 증시를 다시 돌아보면 당시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지나간 하나의 과정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과정 안에 있는 지금이다.
과거의 차트를 보면 하락과 조정은 비교적 짧은 구간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그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는 언제 하락이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기다림은 말처럼 쉽지 않다.
불확실한 시간 속에서 투자자는 계속 결정을 요구받는다.
매도할 것인지, 추가 매수할 것인지, 그대로 보유할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칙이 없으면 뉴스와 주가에 따라 행동하기 쉽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시장의 변동성 자체가 아니라, 변동성 때문에 내가 세운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다시 정리한 나의 투자원칙
『규칙파괴자』를 읽으며 기존의 투자원칙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원칙은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면 단기적인 주가 하락만으로 매도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뉴스보다 기업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뉴스는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지만, 모든 뉴스가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원칙은 주가보다 실적과 사업의 변화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지, 시장점유율과 기술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는지, 투자 당시의 가정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 원칙은 좋은 기업을 선택했다면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좋은 기업의 성과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자가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너무 빨리 매도한다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참여하기 어렵다.
이 원칙들은 특별하거나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장기투자는 무조건 버티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장기투자에 대한 생각도 다시 정리했다.
장기투자는 매수한 종목을 아무런 점검 없이 계속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졌거나 투자 당시의 전제가 무너졌다면 다시 판단해야 한다.
실적이 구조적으로 악화되었는지, 산업의 성장 방향이 달라졌는지, 경영진의 전략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는 유지되고 있는데 시장의 공포와 수급 때문에 주가만 하락했다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다.
결국 장기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투자가 아니다.
기업을 계속 관찰하면서 보유의 이유가 유효한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버리는 것도 아니고, 장기투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문제를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아직도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한다
투자원칙을 다시 적었다고 해서 마음이 곧바로 편안해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불안하다.
내 종목보다 더 강하게 상승하는 종목을 보면 부러운 마음도 생긴다.
계좌의 수익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 일부라도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감정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매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먼저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생각해 보고, 기업에 실제로 변화가 발생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과 기업가치가 훼손되었다는 판단을 구분하려고 한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전보다 한 번 더 생각한 뒤 행동하게 되었다.
이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
이번 연재는 『규칙파괴자』의 내용을 요약하는 일반적인 독후감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내 투자 습관과 원칙을 하나씩 점검하는 기록이다.
왜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조급해지는지 돌아보고, 그동안 반복했던 실수를 정리하고, 앞으로 지키고 싶은 기준을 글로 남기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투자 정답을 알려주기 위한 글도 아니다.
사람마다 투자 목적과 기간,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원칙이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결과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이 글은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투자일기에 더 가깝다.
앞으로 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릴 때 이 기록을 꺼내 읽으며 처음 세웠던 기준을 확인하고 싶다.
5년 뒤 다시 읽고 싶은 기록
5년 뒤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때도 지금 보유한 기업들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기업가치의 변화를 확인하고 일부 종목을 정리했을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바라고 있다.
당시 시장이 흔들렸다는 이유만으로 조급하게 행동하지 않았다는 말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기다려야 할 때 기다렸고, 다시 판단해야 할 때는 감정이 아닌 근거를 가지고 결정했다고 기록할 수 있었으면 한다.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만큼이나 어떤 기준으로 투자했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늘 『규칙파괴자』를 다시 펼쳐 든 이유는 더 높은 수익을 내는 비법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흔들리는 시장에서 내 마음과 행동을 다시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글을 첫 번째 기록으로 남기며, 앞으로 책을 읽으며 발견한 투자원칙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
공박사의 마르지 않는 샘
※ 이 글은 『규칙파괴자』를 읽으며 정리한 개인적인 독서 및 투자 기록이며,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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