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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원칙

셀럽병사의 비밀 이건희 편|미래를 보는 통찰력에서 배운 투자자의 질문

by zelkovas 2026. 8. 9.

셀럽병사의 비밀 이건희 편에서 생각해본 반도체와 미래 산업의 통찰력
현재의 제품보다 앞으로 반드시 필요해질 핵심을 바라본 시선

 

가끔 새로운 발명품을 볼 때면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사람들은 외계인을 만나고 온 것이 아닐까.

자동차가 그렇고, TV가 그렇고, 컴퓨터와 휴대폰이 그렇다.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원리를 생각하고, 실제 움직이는 제품으로 만들어낸 과정을 떠올리면 놀라울 뿐이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해냈을까.

내가 살아온 모습을 돌아보면 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라기보다 누군가 만들어준 것을 사용하는 소비자 중 한명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대단한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래서 KBS2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이건희 회장을 다룬 방송을 보면서 감탄과 많은 생각을 했다.

단순히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을 이끌었던 경영자의 성공 이야기 때문은 아니었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을 때 미래의 방향을 바라보고, 주변에서 어렵다고 할 때 실제 사업으로 옮겼다는 점이 오래 남았다.

방송을 보고 가장 궁금했던 것

미래를 정확하게 맞힌 것이 정말 특별한 능력이었을까. 아니면 현재를 남들보다 한 단계 더 깊게 바라보는 습관이 있었던 것일까.

미래를 보던 남자, 이건희

2026년 8월 4일 방송된 「셀럽병사의 비밀」 67회는 이건희 회장을 '미래를 보던 남자'라는 관점에서 다뤘다.

방송에서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기차, 벽걸이 TV, 스마트폰처럼 시간이 흐른 뒤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한 분야를 일찍부터 바라봤던 그의 생각과 삼성의 신경영, 품질 중심 경영 등이 소개됐다.

처음에는 그저 선견지명이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방송이 끝난 뒤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혔다는 결과가 아니었다.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잘 팔리는 제품만 바라보지 않고, 앞으로 무엇이 중요해질지 계속 질문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었다.

 

전자제품 완제품에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로 이어지는 삼성의 미래 산업 판단
전자제품이 성장할수록 핵심 부품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TV가 아니라 TV 안의 핵심을 보다

방송을 보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역시 반도체였다.

1970년대 삼성전자는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아니었다. 당시 한국 전자산업은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컸고,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도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의 연혁을 찾아보니 삼성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발을 들였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전자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완제품을 조립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고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TV를 보면서 TV만 본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앞으로 더 중요해질 핵심 부품을 바라본 것이다.

잠깐 생각이 멈췄다. 지금 투자하면서 기업을 바라보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AI가 성장한다고 하면 NVIDIA를 먼저 떠올린다.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질문이 달라진다.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생각해볼 질문
  • AI가 성장하면 무엇이 더 많이 필요할까?
  • GPU 성능이 높아지면 메모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 HBM 적층 수가 늘어나면 어떤 공정이 더 어려워질까?
  • 검사·테스트·CMP·패키징 중 어떤 기술의 중요성이 커질까?

결국 산업을 보는 눈은 완제품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쪽으로 한 단계씩 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D램에서 HBM과 AI 반도체로 이어지는 메모리 산업의 변화
기술이 발전할수록 메모리는 더 빠르고 더 복잡해지고 있다

처음부터 성공한 반도체 사업은 아니었다

결과를 알고 과거를 보면 모든 선택이 쉬워 보인다.

지금은 삼성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1970~1980년대의 투자가 당연한 선택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자체 기술은 부족했고 사업은 고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자료에서도 초기 반도체 사업이 자본금을 잠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후 1983년 2월 이병철 선대회장이 본격적인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심했고, 삼성은 D램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도 많았다. 그럼에도 삼성은 64K D램 개발에 나섰고, 그 해 12월 국내 최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오히려 통찰력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판단했을 때 결과가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디는 힘이다.

돈은 계속 들어간다. 경쟁 기업보다 기술은 뒤처져 있다. 주변에서는 어렵다고 한다. 언제 성공할지도 알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미래를 믿고 계속 투자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양보다 질, 경쟁 기준을 바꾸다

이건희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1993년 신경영 선언이다.

흔히 강렬한 한 문장만 떠올리지만, 방송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핵심은 그 말 자체가 아니었다.

많이 만드는 기업에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선진 기업을 따라가는 회사에서 경쟁의 기준을 바꾸는 회사로 체질을 바꾸려 했다는 점이 더 중요해 보였다.

반도체와 품질 중심 경영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공통된 시선

현재 잘하고 있는 것을 조금 더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경쟁의 기준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먼저 생각했다.

좋은 기업을 찾는 질문부터 바꿔보기

그동안 투자하면서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해 많은 숫자를 봤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인하고, PER과 PBR을 보고, 수급과 주가 흐름도 살펴본다.

물론 모두 필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고 나니 숫자를 보기 전에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세상이 변해도 계속 필요해질 것은 무엇인가.

좋은 기업을 찾는 출발점은 어쩌면 종목 검색이 아니라 이 질문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AI 산업도 마찬가지다.

AI가 커지면 연산량이 늘어난다. 연산량이 증가하면 고성능 GPU가 필요해진다. GPU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메모리 병목을 줄이는 기술도 중요해진다.

그래서 HBM을 공부하게 되고, 다시 HBM 안으로 들어가면 검사와 테스트, CMP와 패키징 같은 공정을 만나게 된다.

최근 테크윙, ISC, 케이씨텍 같은 회사를 살펴보게 된 이유도 여기와 연결된다.

단순히 'HBM 관련주가 무엇인가'를 찾는 것보다 HBM이 더 고도화될수록 어느 공정의 난도가 높아지고, 어떤 기술의 가치가 커질지를 알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이것이 이번 방송에서 얻은 가장 큰 숙제였다.

 

미래 산업에서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한 세 가지 투자 질문
무엇이 필요해질지, 무엇이 핵심인지, 무엇이 대체하기 어려운지를 먼저 본다

통찰력보다 먼저 할 수 있는 것

방송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어떻게 저 사람은 남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었을까.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도 그런 시선이 가능할까.

이건희 회장처럼 수십 년 뒤 산업의 변화를 내다보는 능력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는 과학자도 아니고 거대한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경영자도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한 단계 더 생각하는 연습은 할 수 있다.

뉴스에 AI가 나오면 AI 관련주부터 찾지 않는 것이다.

전기차가 성장한다고 완성차 회사만 바라보지 않고, 로봇이 성장한다고 로봇 회사 이름부터 검색하지 않는 것이다.

그 산업이 커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보고, 그중 다른 회사가 쉽게 대신하기 어려운 기술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을 볼 때 던질 세 가지 질문
  1. 앞으로 반드시 필요해질 것은 무엇인가?
  2. 그 제품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3. 다른 기업이 쉽게 대신하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

아마 그런 곳에 산업의 병목이 있고, 기업의 경쟁력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감동으로 끝내지 않기

좋은 방송이나 책을 보면 자주 감동한다.

문제는 며칠 지나면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대단하다"라는 감탄 한마디로 끝낼 수 있다.

하지만 1970년대 반도체를 바라보던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어도, 그 사람이 던졌을 법한 질문은 따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잘 팔리는 것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앞으로 반드시 필요해질 것은 무엇인가.

완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은 무엇인가.

모두가 이야기하는 회사가 아니라, 그 산업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을 가진 회사는 어디인가.

앞으로 기업을 공부할 때 이 세 가지 질문을 해보려 한다.

통찰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현재를 자세히 보고, 왜 그런지 한 번 더 묻고, 그 변화가 다음에는 어디로 이어질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일 게다.

오늘의 결론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변할 때 무엇이 더 필요해질지 계속 질문하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주가가 오를 회사를 먼저 찾기보다 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길에서 꼭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려고 한다.

공박사의 마르지 않는 샘

이건희 회장의 삶을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돈이나 성공이 아니다.

남들이 현재를 보고 있을 때 미래의 방향을 생각했던 시선이었다.

그 시선을 그대로 가질 수는 없어도 생각하는 방법은 따라 해볼 수 있다.

무엇이 오를까를 먼저 묻지 않고 무엇이 필요해질까를 먼저 묻는다.

관련주부터 찾지 않고 산업의 구조부터 살펴본다.

주가가 움직인 뒤 이유를 만들어내기보다 기업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먼저 공부한다.

좋은 투자자는 미래를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가 변할 때 어떤 기업이 필요해질지를 계속 질문하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방송을 시청하고 반도체 산업과 투자에 대해 공부하며 느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글이며 특정 기업이나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해당 기업의 공시, 실적, 산업 전망과 현재 밸류에이션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에 사용된 일부 이미지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하였습니다.
참고 자료

· KBS2 「셀럽병사의 비밀」 67회, 이건희 편, 2026년 8월 4일 방송

·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삼성 반도체사업 40년, 도전과 창조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