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코스피는 6,755.75로 전 거래일보다 65.13포인트, 0.97% 상승했다. 코스닥은 764.86으로 2.22% 올랐다. 7월 24일 코스피가 5.72%, 코스닥이 5.32% 급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단 한숨을 돌린 하루였다.
다만 숫자만 보면 제법 괜찮은 반등처럼 보이지만 장중 흐름은 편치 않았다. 코스피는 1.73% 상승 출발한 뒤 한때 1.99% 하락한 6,557.39까지 밀렸다가 오후에 다시 상승했다. 아침에는 봄날이었다가 점심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고, 마감 무렵 다시 우산을 접은 셈이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았는데도 코스피는 왜 상승할 수 있었을까.

외국인이 약 3조 원 팔았지만 개인과 기관이 지수를 받쳤다
오늘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약 2조 2,13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약 8,404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약 3조 81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판 금액만 보면 지수가 다시 급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수가 상당 부분을 받아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결국 상승 마감하면서 지수가 플러스를 지킬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정규장에서 1.80% 오른 25만 4,000원, SK하이닉스는 3.24% 오른 181만 6,0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은 장중 한때 하락으로 돌아섰지만 막판에 반등했다. 지수 비중이 큰 두 반도체 종목이 살아나면서 코스피도 함께 올라온 것이다.
다만 개인이 많이 샀다는 사실을 곧바로 바닥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오늘 매수한 사람이 내일의 매도자가 될 수도 있다. 수급표는 결과를 보여주지만, 그 자금이 왜 움직였는지는 다른 변수까지 함께 봐야 한다.

한미 AI 호재보다 CXMT 상장에 시장이 더 민감했다
오늘 반도체주에는 긍정적인 소식과 부담스러운 소식이 동시에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와 대규모 인공지능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AI 투자 확대는 고대역폭메모리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인 재료다.
반대편에서는 중국의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즉 CXMT가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CXMT는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며 중국 투자자금의 관심을 빨아들였다. 외국인은 국내 전기·전자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매도했고, 시장에서는 국내 반도체 주식을 팔아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CXMT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하면 범용 D램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공급이 많아지면 메모리 가격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공장 건설과 장비 설치, 수율 안정화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고성능 AI 메모리에서는 아직 기술 격차가 있다는 반론도 물론 존재한다.
지금 기준으로는 CXMT 상장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바로 훼손된 사건이라고 보기엔 어려워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자금 이동과 경쟁 우려가 주가 변동성을 높였지만, 장기 영향은 생산능력보다 실제 기술 수준과 메모리 가격에서 확인해야 한다.
반등했지만 추세 전환이라고 말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컸다
오늘 코스피는 상승 마감했지만 장중 고점과 저점 사이의 차이가 컸다.
이런 흐름은 시장이 명확한 방향을 잡았다기보다 급락 후 가격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 가깝다. 지난 금요일 너무 빠르게 떨어진 데 따른 저가 매수는 들어온 듯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되고 원·달러 환율도 1,468원대에 머물렀다. 환율이 높으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을 보유할 때 환차손 위험이 커질 수 있다.
WTI는 배럴당 83.86달러로 6.10%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원유 수입 부담과 물가 압력을 낮춘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1,469.60원으로 0.76% 상승해 외국인 수급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았다.
유가는 내려갔고 환율은 올라갔다. 시장이 한쪽 방향으로만 신호를 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 상승을 추세 전환 확인 도장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다.
내 계좌는 반도체는 회복했지만 손실 종목들의 부담은 여전
오늘 마감후 SK하이닉스는 평가수익률 22.26%, 삼성전자는 5.17%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7월 24일 급락 이후 두 반도체 종목이 반등하면서 계좌 상단은 어느 정도 회복됐다.
그러나 계좌 전체가 지수처럼 0.97% 회복된 것은 아니다. LS ELECTRIC은 -10.09%, HD현대중공업은 -12.24%, LG는 -14.03%, 현대모비스는 -19.01%, 현대차는 -19.16%로 손실이 이어졌다. 한화와 삼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POSCO홀딩스, 현대로템, HD현대일렉트릭과 한화솔루션도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렀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은 -35.27%, 한화솔루션은 -35.72%로 손실 폭이 컸다. 지수는 반등했지만 전력기기와 에너지, 중공업 종목의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결국 오늘 시장은 모든 종목이 함께 올라가는 반등이라기보다 반도체 대형주와 일부 낙폭과대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린 장에 가까웠다.
퇴직연금계좌에서도 KODEX 200TR과 KODEX 미국S&P500은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나스닥100 계열,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ETF와 코리아AI전력기기 ETF는 손실 구간이었다. 종목 이름은 여러 개지만 반도체와 AI, 전력 인프라라는 공통 요인에 연결된 상품이 많다는 점도 다시 상기해야만 했다.
계좌는 종목 수가 아니라 위험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가 더 중요하다. 여러 바구니를 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열어보니 모두 비슷한 과일이 들어 있는 상황일 수 있다.
내일은 반등 폭보다 외국인 매도 내용 확인 필요
투자원칙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오늘 하루 상승만으로 비중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이유는 부족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MT의 생산 확대가 실제 범용 D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지, 동시에 AI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와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유지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주 예정된 SK하이닉스 실적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발표도 반도체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이다.
전력기기주는 주가 하락보다 신규 수주와 영업이익률을 확인해야 하는데 참... 답답하다.. 어쨋든 AI 전력 수요라는 장기 흐름이 살아 있어도 이미 반영된 기대가 높다면 주가는 실적을 기다리며 더 오래 쉬어갈 수 있으니 장기투자 관점에서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내일은 외국인의 반도체 순매도 규모가 줄어드는지, 원·달러 환율이 1,470원 부근에서 안정되는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지를 우선 확인할 참이다.
오늘 반등은 급락을 멈추는 첫걸음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장이 방향을 정했다기보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난 정도로 보인다. 바로 달리기 시작했다고 판단하려면 수급과 실적이라는 두 다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역시나 오늘도 보유한 종목들은 수익을 얻지 못하고 시퍼런 손실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으므로 보유하고자 한다. 장기투자관점에서는 결국 기업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면 우상향할 것임을 믿고 있지만, 요즘같은 장에는 기운이 나질 않는다.
공박사의 마르지 않는 샘
※ 이 글은 시장 흐름과 개인 계좌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남긴 투자 기록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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